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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정보

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프롤로그


   저는 그저 대한민국에 널리 퍼져있는 여자사람 중 한명입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들과 좌충우돌 성장기를 겪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불룩 퍼져버린 몸과 빠지고 헝클어진 머리 질끈 동여매고 하루 종일 아이들과 씨름하는 것이 제 일상입니다.

  저도 여느 학부형과 다를 것 없이 매일 아이들과 공부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것이 있다면, 독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컴퓨터를 키고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아이들 책을 검색하는 것이랍니다. 다행히 그렇게 쌓여진 저희 집 만이천권의 책을 아이들은 재미있게 잘 읽어주고 있습니다. 


  요즘 도서 검색을 하며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단어가 ‘인문’, ‘철학’, ‘역사’라는 단어들 이었습니다. 초등 이하의 도서들인데도 이런 검색어가 많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어른들뿐만 아니라 아이들에게 까지 인문학이 대세이긴 한 모양입니다. 

  저희 집에도 여러 종류의 어린이용 인문학 책들이 있습니다. 잘 만들어진 책들이다 보니 아이들도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을 읽으며 아이들에게서 한 가지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질문의 구조가 바뀌고 깊이가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유토피아라는 걸 정말로 만들 수 있을까?”

  “나라면 유토피아를 어떻게 만들거냐면.....”

  “군주론은 사람들에게 너무 야박한 이론인거 같아. 엄마는 어떻게 생각해?”


  단순히 자신이 읽은 것이 무엇인지를 넘어서, 인정하고 비판하고 더 나아가 자신의 견해를 생각해보는 작업들을 문득 문득하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인문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단순히 선현들의 지혜를 아는 것이 중요할거라고 생각했던 것에 부끄러워졌습니다. 인문 철학은 결국 사람이 생각과 사유와 창조를 했던 과정이었습니다. 이것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방법을 체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는 것을 아이들의 독서과정에 알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아둔한 엄마인지 말입니다.

  그렇게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각의 그릇이 커지고 기술이 정교화 되면서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주기가 참 난감해지는 경우가 더욱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어찌 하겠습니까? 이 엄마의 아둔함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어른의 눈으로 보고 들어 아이들의 눈높이로 넘겨주기 위한 공부를 말입니다.



말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을까요?



  큰 아이가 어느 날 저에게 했던 질문입니다. 가장 처음 말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또 모국어와 외국어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요?

  저희 아이들은 부모인 저로부터 말을 배워서 저희 아이들의 말은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저의 부모님으로부터 배워서 저의 말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부모님은 조부모님으로부터 배워서 시작되었습니다. 조부모님은 또 그 분들의 부모로부터 배웠고, 이런 식으로 계속해서 가장 처음의 사람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그 사람은 누구한테 말을 배웠을 까요?

  최초의 사람에게 말을 가르쳐줄 사람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인간이 말을 발명했거나 혹은 그 당시 온 세상의 모든 만물이 이미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이 그것을 알아냈을 가능성 두 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만일 세상 만물의 내재된 이름을 사람이 알아내고 이해하는 법을 배우기만 하면 되는 유일한 말이 있다면 오늘날 우리가 외국어 때문에 돈과 고생을 들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랬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언어만을 사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단일 언어’를 사용하는 세상은 아닙니다. 세계 각국에서는 다들 다른 ‘말 체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등 지구에 존재하는 국가들의 수만큼 많은 종류의 언어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각 언어들은 어떤 것을 기준으로 나뉘어져 있을 까요? 다들 알고 계시지요. 바로 지역입니다.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에서 사용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도 한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자란다면 한국어를 가장 편하게 사용할 것입니다. 심지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바로 ‘방언’ 즉 사투리 말입니다. 

  결국 아직은 가장 최초의 말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람은 자신의 부모에게서 말을 배우며 자신의 말을 시작하게 되고, 자신과 자신의 부모가 사는 지역에 따른 언어를 배우게 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