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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정보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우기 시작할까요?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우기 시작할까요?


  아이는 부모로부터 말을 배운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아이 자신을 보호해주고 항상 곁에 있어주는 부모가 하는 말을 계속해서 듣다가 그것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냥 이해하게 되는 것이 모국어입니다. 그렇다면 아이는 부모가 사용하는 말이나 낱말들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하고 배우게 되었을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보면 우리는 사람이 어떻게 언어를 갖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는 어떻게 말을 하는 것을 배우게 되었을까요? 아이는 처음 태어나서는 말과 비슷한 것조차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부모와 가정이라는 ‘말’의 환경 속에 완전히 빠져서 생활을 하게 됩니다. 아이는 우선 부모가 하는 말들을 듣고, 부모가 말을 하면서 하는 행동들을 모두 지켜보면서 스스로 재현까지 해보는 종합적인 체험학습을 하게 됩니다. 또한 그 때에 부모는 아직 아이가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에게 말을 더 정확하게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우리 부모들이 처음부터 아이들에게 사전을 펼쳐주며 ‘언어’를 가르치려 하지는 않습니다. 처음 아이들은 부모들과 눈을 맞추고 입 모양을 관찰하고 그 진동을 느끼며 관찰합니다. 아직 옹알이도 하지 못하는 아기들이 엄마나 아빠와 ‘아이 컨텍’을 하는 것을 보신 적이 있다면 아기가 얼마나 진지하고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눈을 맞추는지 놀란 적이 있으실 것입니다. 또한 그것으로도 부모들은 큰 기쁨이 되어 더욱 아이에게 많은 말 혹은 노래들을 들려주게 됩니다.

  그러다 아이들이 옹알이가 시작되고 더듬더듬 말하기를 시작하면 부모들은 더욱 열성적으로 아이에게 말하기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아이 주변의 모든 사물의 이름을 크고 분명하게 말해주고, 그것을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고, 아이가 그것을 따라하면 매우 기뻐하며 동기를 북돋아 줍니다. 그런데 이 조차도 부모들은 처음부터 복잡한 말이나 상황을 어려운 말로 설명하지는 않습니다.


  부모들은 처음에는 간단한 상황들을 제시하고, 어른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쉽고 간단하게 만든 단어들을 사용해서 아이들과 교감을 나눕니다. 예를 들어, ‘개를’ ‘멍멍이’, ‘고양이’를 ‘야옹이’, ‘밥’을 ‘맘마’, ‘자동차’를 ‘빵빵’, ‘오줌’을 ‘쉬’, ‘대변’을 ‘응가’, ‘양치질’을 ‘치카치카’등등 일명 ‘유아 언어’부터 부모와 아이 모두 같이 사용하며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사용되는 아이들을 위한 말들은 어른이 사용하는 말과 비교하면 아주 단순하고 재미있습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 ‘자동차’나 ‘양치질’같은 단어를 바로 따라 하기는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빵빵’이나 ‘치카치카’는 발음하기가 훨씬 쉽고 단순하며 리듬감이 느껴지니 재미있기까지 합니다. 

  유아어가 발음하기 쉽고 재미있다는 특징 외에도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유아어의 대부분은 의성어라는 것입니다. 즉 ‘빵빵’이 자동차의 경적소리를 표현하고, ‘치카치카’가 양치질할 때 아이가 자신의 이 사이로 들리는 소리를 표현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개’ 또한 개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인 ‘멍멍’ 짖는 소리는 말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유아어의 특성은 아이가 그 낱말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백지 상태의 아이들의 뇌에서 처음 접하는 세상의 많은 것들이 그것들 스스로 내는 소리나 특징을 그대로 언어로 표현되어 들리고 사용하게 되니 훨씬 이해하고 납득하기 쉽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히려 이런 단어들이 원칙적으로는 더욱 정확하게 만들어진 단어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어른이 되어서는 유아어를 사용하면 부끄럽게 여기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끔 오히려 어른의 색안경이 씌워지지 않은 아이들의 솔직하고 원칙적인 표현들에서 어른들이 깨달아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잠깐 다른 곳으로 이야기가 흘렀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결국 아이들이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는 자신이 보고 느끼고 경험되는 그대로 그것을 흡수해서 언어로 내어놓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즉 아이 자신이 세상과 직접 접촉하고 경험하는 과정이 그대로 언어로 아이들에게 입력되고 출력되는 과정입니다. 이렇듯 단순하고 직관적인 과정이 한 아이, 한 사람의 ‘언어’를 시작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