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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정보

아이들의 말은 어떻게 다를 까요?

아이들의 말은 어떻게 다를 까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눈을 맞추고 웃어주고 이름을 불러주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아이와 소통과 교감을 하고 싶어합니다. 물론 아이도 부모의 이러한 러브사인을 무척 원하고 사랑합니다. 하지만 부모의 이러한 교감 노력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들은 아직은 ‘말’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를 위하여 자신들이 평소에는 사용해보지 않는 낯선 단어를 사용하거나 혹은 부모들 즉 어른들이 사용하는 말하기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이와 소통을 좀 더 쉽고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합니다.

  부모들은 아이와 교감과 소통을 하기 위하여 어른이 사용하는 언어보다는 근본적으로 더 쉬운 ‘말하기’방식을 생각해 냅니다. 예를 들어 아이들은 ‘나’, ‘너’, ‘그’와 같은 대명사를 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만일 부모가 항상 자신을 ‘나’라고 하고 상대방을 ‘너’라고 부르는 것을 아이가 계속해서 보게 된다면 말을 배우는 아이는 처음에 혼동을 하게 될 것입니다. 금방 엄마는 스스로를 ‘나’, 아빠나 다른 사람들 심지어 아이까지도 ‘너’라고 하고, 아빠도 스스로를 ‘나’라고 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너’라고 하는 것을 본 아이는 도대체 어른들은 이름이 다 같은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것입니다. 또 분명 이름이 ‘나’인데 왜 또 서로를 ‘너’라고 하고 다른 사람에게도 ‘너’라고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생기며 혼동이 생길 것입니다. 즉 두 사람들 중에 누가 ‘나’이고 누가 ‘너’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지고, 여기에 아이를 향해 ‘너’라고 부르고 아이에게 ‘나’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처음부터 가르친다면, 아이는 완전히 헛갈리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혼동을 피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말을 배우는 아이들 앞에서는 서로를 부를 때나 아이와 이야기 할 때에는 서로의 이름을 부르거나 자기 자신을 3인칭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아빠는 미희가 좋아요’라거나, ‘민수도 이제 치카치카 해야지’라거나, ‘엄마가 도와줄게’와 같은 식으로 3인칭을 사용하여 아이의 혼동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이러한 방식의 말하기가 어법상 맞는 것일까요? 틀린 것일까요? 하지만 우리는 어법은 일단 신경 쓰지 않고 아무런 거리낌 없이 아이와 대화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아이와 부모는 서로 대화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위와 같이 단순한 유아 언어를 사용하여 아이 자신이 원하는 많은 것들을 표현하고 부모에게 알릴 수 있고 부모는 아이의 부정확한 말들을 이해하고 그에 반응해줍니다. 또한 그 가정에서 그 부모와 그 아이만이 사용하는 개인적인 언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 가정 내에서만 사용되고 이해되어지는 언어입니다. 심지어 부모들은 아이가 내 뱉는 말들이 완전하지 못하거나 거꾸로 말을 하거 잘못된 발음을 하더라도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알아듣습니다. 예를 들어, ‘할머니’를 ‘하미’, ‘할아버지’를 ‘하비’, ‘두부’를 ‘부두’, ‘우유’를 ‘우우’, ‘물’을 ‘무’라고 해도 부모들은 다 알아듣고 그에 반응해 줍니다. 이렇게 우리 아이들이 처음 옹알이에서 벗어나 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와 혼동을 일으켜 올바른 단어나 문장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조차도 부모들은 기쁨으로 여기고 아이들이 말하기를 더욱 잘 해 낼 수 있도록 용기와 애정을 불어넣어줍니다.

  이제 유아기를 벗어난 아이들은 처음 사용한 유아 언어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낱말들을 배우게 됩니다. 이것은 아이가 사용하는 낱말이 점점 많아지고 더 능숙하고 정확하게 발음하는 법을 배워서 마침내에는 유아 언어를 벗어나게 되는 과정입니다.

   간혹 아이들이 좀 더 큰 후에도 부모들이 애정표현으로 아이들이 어릴 때 쓰던 말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경우 아이들은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는지 화를 내거나 부모의 말을 정정하려고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6살이 된 아이에게 ‘우리아기, 맘마 줄까요?’라고 하면 그 연령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이 아기가 아니라며 ‘맘마’가 아니라 ‘밥’이라고 해야 한다며 부모에게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반응은 언어적인 측면에서, 아이들이 성장 하면서 아이가 사용하는 말도 점점 더 정교하고 복잡해진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아이들은 가장 처음 ‘엄마’, ‘아빠’를 말할까?

  아기들은 대부분 ‘엄마’, 혹은 ‘아빠’를 가장 처음 말합니다. 왜 이 단어일까요? 아마도 부모들이 지속적으로 아기의 곁에서 돌보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기들의 세상은 처음 엄마, 아빠, 엄마젖, 젖병, 기저귀, 침대 같은 것들 일 것입니다. 기어 다닐 수 있게 된  후에는 여기저기 기어 다니며 모든 것을 쥐어 보고 입에 물어도 보면서 아기의 세상을 넓혀나갑니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의 세상은 아이에게 점점 더 풍부하고 구체적인 형상으로 만들어집니다. 동시에 말하기를 배우면서 아기는 자신의 세상을 채우고 있는 몇몇 대상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말하는 법도 배워갑니다. 이렇게 말하기를 배움으로써 아이는 자신의 세상에 대하여 부모와 말 할 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들을 보면 사람은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사물을 익혀서,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서 말하기를 배우고 사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갓난아기는 배가 고프면 울고 소리를 지릅니다. 그렇지만 조금 더 자란 아이는 ‘맘마’라는 단어를 부모에게 말하며 자신의 배고픔을 호소합니다. 더 자라면 아이는 밥 이외에 간식을 먹고 싶다며 ‘까까 줘’라고 말 할 수 있게 되고, 더 자란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와서 ‘너무 배고파요. 뭐 먹을 것 없어요?’, ‘맛있는 것 주세요.’라고 말하게 됩니다. 이 단계들에서 표현은 모두 다르지만 아이가 원하는 것은 허기짐과 음식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서로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말과 언어를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우리의 관심을 끌거나 필요한 것들을 구분하기 위해서 사물이나 동물 모두에게 각기 다른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이름을 가진 것들이 원래부터 어떤 이름을 가지고 생겨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욕구와 필요에 의해 이름을 만들어 붙인 것입니다. 즉, 각각의 사물을 어떤 이름으로 부를지 정하는 것은 우리 사이의 약속이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