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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정보

지식은 경험이 가져다 주는 것일까요?

지식은 경험이 가져다 주는 것일까요?

  사람은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어떠한 대상을 보고 머릿속에 그 대상의 겉모양에 대한 느낌이나 인상을 가지게 됩니다. 그 느낌이나 인상을 ‘표상’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 대상에 대한 표상이나 정보가 전체적이지 못하고 단편적인 것이 되지 않도록 볼 수 있는 가능한 한 모든 측면에서 대상을 관찰함으로써 더욱 전체적이고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알 수 있습니다.


  그 대상이 작은 사물이라면 손으로 만져보고 돌려보고 들어보고, 또 너무 크거나 무거울 때는 그 주위를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한 채의 집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집 주위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한 부분이나 한 면에서만 그 집을 살핀다면 살펴본 부분만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관찰을 한다면 대상에 대한 일부분만을 관찰한 것이므로 그 대상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대상이든 반전이라는 재미있는 장치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관찰자는 항상 생각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 반전이라는 것은 어떤 것이 있을 까요? 한 쪽 면에서는 5성급 호텔처럼 화려하지만 그 뒷면은 초라한 오두막일 수도 있습니다. 또는 집이 외벽은 튼튼히 잘 지어져 있으나 들어가 보았더니, 안에는 방이나, 벽이 전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집이라 생각하고 본 것이 단지 드라마의 세트장일 수도 있으니까 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알고자 하는 대상에 대한 관찰은 대충 한쪽면만 혹은 겉면만 관찰해서는 그 대상에 대한 것을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사람이 눈으로 보아서 알게 되는 것은 항상 각각의 특정한 관점에서 보여 지는 모양일 뿐이지 대상 그 자체는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능한 대상을 완전하게 관찰하도록 해야 하고, 때로는 눈으로 본 겉모습에 더하여 느낌을 보충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파트 같은 건축물 내에서도 실제로 건물 전체의 무게와 힘을 받아 건축물이 안전하게 서 있을 수 있도록 하는 내력벽과 그저 공간을 나누는 역할만 할 뿐 건축물의 힘이나 무게를 받아내는 역할은 하지 않는 비 내력벽이 있습니다. 이 때 각각의 벽이 하는 역할이 다르다보니 그 벽을 구성하는 재료 자체도 달라지게 마련입니다. 내력벽의 경우는 철근과 콘크리트를 주로 사용하여 아주 튼튼한 벽을 만들고, 비 내력벽의 경우에는 그저 공간분할이 전부이므로 벽돌을 쌓아서 만들거나 얇은 철제를 틀로 해서 합판이나 석고보드를 대는 등 아주 가볍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러한 벽들은 우리의 눈으로는 그저 다 똑같은 벽으로 보입니다. 이럴 때는 두드려서 그 소리를 듣거나, 구멍을 뚫어 벽의 내부를 확인하거나, 손으로 겉면을 만져보아 그 재질의 느낌을 느껴 보는 것으로써 더욱 정확하게 대상물인 벽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편 불이나 물과 같은 대상물들은 눈으로 보이는 것과는 다른 것이 그 안에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보이는 것으로는 그것이 뜨거운지 차가운지, 단맛인지 짠맛인지는 알 수 가 없습니다. 그 온도나 맛을 피부와 혀로 느꼈을 때, 알 수 있습니다. 


  인도의 유명한 코끼리 일화에서도 사람의 인식체계가 자칫 편견이 될 수 있음을 잘 알려줍니다. 어느 날 임금님은 여러 맹인들에게 코끼리 한 마리를 만져본 후 그에 대한 설명을 하게 하였습니다. 각기 다른 부분을 만져보았던 맹인들은 저마다 다 다른 이야기를 하여 임금님을 폭소케 했다는 일화입니다.

  이 일화에서 맹인들은 결코 바보가 아닙니다. 그들은 눈이 보이지 않는 한계, 즉 감각의 한계로 인하여 대상물을 있는 그대로 인지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같이 동시에 또 따로 코끼리를 더듬어 본 후 서로의 생각을 서로 나누어 전체적인 흐름을 만들어야 마침내 코끼리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 작업을 할 때에야 각자는 자신이 전체중의 일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즉 각 개인이 옳다고 주장하는 ‘진실’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며 그 부분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흐름과 개념으로 만들어야 진실이 되는 것입니다. 결국 참된 진실은, 참된 지식은 ‘전체’라는 것입니다.